#미번역 그래픽노블 '오, 그 소녀들!'
(베를린의 본입니다. 윤과 함께 글을 씁니다.)
사르트르의 연인이었던
철학자 시몬 드 보부아르는 자신의 저작 ‘제 2의 성’에서 이렇게 얘기했다.
“여자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
역사적으로 이상적인
여자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비정상적인 존재로 여겨져왔다는 것을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보부아르는 이러한 관점이 여자를 사회적인 ‘타자’로 만들며, 여성
스스로도 자신을 ‘타자’로 인식하게끔 한다고 얘기했다.
그래서일까. 모파상이 쓴 여자의 일생에서 잔느는 선택하지 않은 채 몰락하며, 류드밀라
울리츠카야의 소네치카는 인내한 채 늙어간다. 우리가 위의 두 작품을 읽으며 안타까움과 함께 답답함을
느끼는 이유는 그녀들이 '여성'이 아니라 '여자'인 ‘타자’ 이기 때문에 그녀들의
상처나 운명을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데 있다.
지금은 2015년 이다. 쟌느로부터는 140여년 정도가 흘렀고, 소네치카로부터도 30여년이 흘렀다. 중간에는 빨간머리 삐삐 롱스타킹도 등장해서 독립적인 소녀들의 롤모델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제는 여성들을 소외받고 연약한 존재로 묘사할 경우, 기분 나빠할 사람들도 많을 정도로 여성들은 자신의 '자기성'을 많이 찾아왔다. 그래서인지 이 그래픽노블은 선택하지 못하거나 상처받은 만들어진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기
보다는 ‘타자’로써 남아있지 않고 자신의 삶을 선택해 가려는 세 소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세 소녀
세 소녀
셋은 각기 다른 상황에서 태어난다. 탄생의 순간에서부터도 우리는 이 세 소녀가 각기 다른 삶을 살아가리라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일종의 암시인 셈이다.
클레어
라일라
아그네스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들의 삶을 함께 따라가다 보면 이 셋에게 공통적으로 녹아있는 어떤 숙명적인 안타까움을 느끼게 될 지도 모른다.
Emmanuel Lepage
이 그래픽 노블의 저자는 "체르노빌의 봄"으로 우리에게 익히 알려져 있는 엠마누엘 르파주이다. 작품을 위해 체르노빌에 직접 방문한 것으로 화제가 되었다.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공상적인 것 보다는 르포르타주적인 작품을 만드는데 관심이 있는 것 같다. 아직도 침몰하고 있는 우리의 세월호 사태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이고 직접 유가족들을 방문했던 것이 기사화 되기도 했다. 그 곳에서 그는 "진실을 위해 싸우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싶었다." 라고 얘기한다. 이 작품, '오, 그 소녀들!'도 그저 지겨운 페미니즘적 동정심리에 기대는 작품, 이라는 선입견을 조금 벗어놓고 작가의 사상을 염두에 두고 일독하면 더욱 재밌을 것 같다.
이 작품은 "체르노빌의 봄" 조금 이전의 작품으로 Sophie Michel의 텍스트와 함께 작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그래픽 노블의 저자는 "체르노빌의 봄"으로 우리에게 익히 알려져 있는 엠마누엘 르파주이다. 작품을 위해 체르노빌에 직접 방문한 것으로 화제가 되었다.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공상적인 것 보다는 르포르타주적인 작품을 만드는데 관심이 있는 것 같다. 아직도 침몰하고 있는 우리의 세월호 사태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이고 직접 유가족들을 방문했던 것이 기사화 되기도 했다. 그 곳에서 그는 "진실을 위해 싸우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싶었다." 라고 얘기한다. 이 작품, '오, 그 소녀들!'도 그저 지겨운 페미니즘적 동정심리에 기대는 작품, 이라는 선입견을 조금 벗어놓고 작가의 사상을 염두에 두고 일독하면 더욱 재밌을 것 같다.
이 작품은 "체르노빌의 봄" 조금 이전의 작품으로 Sophie Michel의 텍스트와 함께 작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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